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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iary14

20211231 작년 12월 31일은 마지막 출근날이었다. 휴가를 썼지만 밀려드는 업무에 역시나 저녁 6시 넘어서까지 부서져라 일을 하고 책상 정리도 마치지 못하고 이사 때문에 집으로 부랴부랴 달려왔던 눈 내리던 겨울날이다. 후련한 마음과 함께 너무 지쳐서 어서 포근한 이불 위에 드러눕고 싶었지만 날 반기는 건 짐을 뺀 오피스텔의 황량함과 어서 짐을 싣고 집으로 떠나야한다는 엄마의 부름이었다. 하필 눈이 펑펑 내리던 날이었다. 위험하니 짐을 조금씩 실어서 왕복 두 번 왔다갔다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에 알겠다 했지만 면허가 없는 나 대신 엄마는 그 날 거의 10시간 동안 눈길을 운전했다. 안 피곤하냐고 거듭 묻는 나에게 이게 행복이라고 말하는 엄마를 나는 조금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냥 이게 사랑인 것 같다고 생각을 했다.. 2022. 1. 1.
20211129 세상에나 마상에나 오늘은 뭔가 하긴 했는데 딱히 성과도 없고 전부 깨작깨작 손을 댄 느낌이다. 막판 자기 전 내일 이어서 할 일 부랴부랴 정리해서 오늘 한 일보다 막판 스퍼트가 더 성취 있었던 것 같다. 오늘을 반성하고 계획대로 자고 일어나서 호다닥 이어서 후다닥 일을 처리해야징 일단 일기 쓰고 드러누워야지. 뜬금없지만 요즘 이렇게 글자 몇 줄 적었다고 머리도 맑아지고 용기도 생기고 마음이 좋다. 2021. 11. 29.
20211128 농사 5:30에 일어나서 시장가고 각종 야채나르고 절임배추 90포기 나르고 어제부터 엄마가 열과 성을 다해 만든 양념 한 삼사십키로 끙끙 나르고 김장하고 김장봉투 안에 켜켜히 쌓아올리고 쌀쌀한 곳에 김치통 옮기고 지인집 여러 곳 돌면서 김치 배달하고 목포에도 김치 배달하고 집에 와서 김장 흔적들 전부 정리하니 캄캄한 밤 엄마랑 허리 불살지르고 녹초 엄마의 일년 농사 뿌듯하게 마무리하셨다고 함박웃음 짓기에 나도 만족 내일은 이제 내 농사 지어야지 2021. 11. 28.
20211127 솔직히 오늘 뭐 한 건가 싶은 날이었다. 원서도 x 공부도 x 계획도 x 운동도 x 친구 시험이 끝나서 여행 계획 세우고.. 엄마 김장하는 거 좀 돕고.. 하루가 가버렸네.. 여행계획은 1일차 끝냈으니 2일차는 친구들한테 맡기고~,~ 내일은 김장 끝내는 날이라 적극적으로 돕고 밖으로 나가서 공부든 뭐든 좀 해야겠다 부지런해지자 하고 싶은 일 있는데 왜 당장하지 않고 미루냐는 말을 누군가가 하는 것을 보고 인생은 지금뿐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. 시간을 허투르게 쓰지 말아야지. 2021. 11. 27.